[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식품외식 가격이 지난달부터 치솟고 있다. 원가 압박과 고환율 등이 가격 인상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정부의 가격 인상 자제 압박이 풀리면서 업체들의 인상 행렬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달부터 가격인상 러시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 3일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빕스는 성인 샐러드바 이용 금액을 4만7900원에서 4만9700원(평일 저녁·주말 기준)으로 1800원으로 인상했다. 성인 기준 평일 런치 금액은 3만7900원에서 3만9700원으로 올렸다.

간식 가격도 크게 올랐다. 롯데웰푸드는 오는 17일부터 초코 빼빼로를 2000원으로 200원 올리는 등 건빙과 26종 가격을 평균 9.5% 인상한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코코아를 비롯해 유지, 원유 등 각종 원재료비와 물류비, 인건비, 전기료 등 가공비 상승이 지속됨에 따라 원가부담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SPC파리바게뜨와 빙그레도 나란히 가격 인상 소식을 알렸다. 파리바게뜨는 이달 10일부터 빵 96종, 케이크 25종 등의 가격을 평균 5.9%로 인상했다. 이번 가격 인상은 2023년 2월 이후 2년만이다.

빙그레 역시 다음달부터 원가 압박을 이유로 커피과채음료 및 아이스크림 일부 제품의 가격 인상을 추진한다. 주요 제품은 아카페라 사이즈업 350ml가 2400원에서 2600원으로, 따옴 235ml는 2400원에서 2700원으로 오를 전망이다. 아이스크림 제품 중에는 더위사냥 등이 800원에서 1000원으로, 슈퍼콘붕어싸만코 등이 1200원에서 1400원으로 오른다. 자회사인 해태아이스의 부라보콘시모나 등도 1200원에서 1400원으로 오를 예정이다.

먹거리 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소비자의 피로도도 상승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가공식품과 외식물가 지수 상승률은 2.7%, 2.9%로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2.2%)을 넘어섰다.

커피 가격도 모두 올랐다. 기후 악영향으로 커피 원두 생산국의 생산량이 급감하면서다. 업계 1위 스타벅스 비롯해 폴바셋,할리스 및 저가커피 컴포즈커피도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

실제로 원두 가격은 치솟았다. 미국 뉴욕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아라비카 원두는 파운드당 404.35센트로 전일 대비 0.4% 더 올랐다. 한 달간(1월 10일~2월 9일) 평균가격은 톤당 7841.38달러로 등락률은 13.68%에 달했다.

커피 원두, 코코아 등 국제 원재료 가격이 연일 오르면서 추후 소비자 물가에 반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고환율 흐름이 지속되며 원재료 가격이 높아져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떨어지기 때문이다. 원재료비 상승은 기업의 수익성 감소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친다.

다만 지난해부터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해오던 정부의 압박이 느슨해지자 식품업체들이 일제히 가격을 올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고환율로 인한 원재료비 상승 여파로 매년 영업이익률이 하락하고 있는 시점에서 가격 인상 외에는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먹거리 물가가 연일 치솟자 정부는 식품업체와 만나 대책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1일 '식품업계 현안 해결을 위한 간담회'를 열고 현장 의견을 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