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처럼 보이는 두 채의 4X4 주택. 먼저 지어진 왼쪽 집은 노출콘크리트를, 나중에 지어진 오른쪽 집은 목재를 외부 마감재로 썼다. tadao ando.com.

(서울=우리뉴스) 이지향 기자 = "나는 콘크리트라는 차가운 재료를 사용하여 인간의 따뜻함을 담아내는 건축을 하고 싶다." - 안도 다다오

일본의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의 건축 철학은 미니멀리즘과 자연의 조화로 요약된다. 그는 현대적인 재료인 콘크리트를 사용하여 단순하고 기하학적인 형태의 건축물을 설계하면서도, 그 안에서 자연의 빛과 바람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구성하곤 했다. 차가운 콘크리트와 따뜻한 자연의 극적인 대비를 통해 자기만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창조한 것이다.

4X4 주택은 안도 다다오의 건축 철학이 가장 잘 드러난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이다. 가로, 세로 4m의 정사각형 평면 위에 지어진 4층 건물로, 매우 좁은 협소주택이지만 정작 집 안에 들어서면 넓고 쾌적한 느낌을 받는다. 안도 다다오 특유의 공간 구성과 자연 채광으로 최소한의 공간에서 최대한의 기능과 쾌적함을 누릴 수 있도록 설계한 까닭이다.

이 집에는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가 적용되었다. 자연 채광을 최대한 활용하고 주변 환경과의 조화도 고려했다. 특히, 4층의 테라스는 집 앞의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최고의 공간이다. 단순하고 기하학적인 형태로 미니멀리즘의 진수를 보여주며, 장식이 배제된 콘크리트 벽은 그 자체로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4층에서 들어오는 바다 전망. 왼쪽 멀리에 아카시대교의 주탑이 보인다. tadao ando.com.

일본 효고현 고베시에 아사히해협과 대교를 바라보며 서 있는 이 집은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철근콘크리트 구조물이다. 대지 면적은 65.42㎡, 건축 면적은 22.56㎡, 연 면적은 98.42㎡이다.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지어졌으며, 노출콘크리트 공법을 사용하여 외벽을 마감했다. 노출콘크리트 공법은 콘크리트 표면을 그대로 드러내 보이는 방식으로, 안도 다다오 건축의 특징 중 하나이다. 건축 과정은 기초 공사, 골조 공사, 외벽 공사, 내장 공사, 창호 공사, 마무리 공사 순으로 진행되었다.

4X4 주택은 좁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가 적용되었다. 1층은 현관과 욕실, 2층은 침실, 3층은 서재, 4층은 거실, 주방, 테라스로 구성되어 있다. 각 층은 계단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4층의 테라스는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최고의 공간이다. 이 주택의 가장 큰 특징은 좁은 공간의 효율적인 활용, 자연 채광, 노출콘크리트, 그리고 미니멀리즘이다.

3층 서재. 건물 어디서도 뛰어난 개방감을 자랑한다. tadao ando.com.

이 집을 짓는 프로젝트는 잡지사의 콘테스트로 시작되었는데 2003년 완공 후 다른 고객으로부터 같은 주택을 하나 더 지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안도 다다오는 그 의뢰를 받아들여 완공된 집 오른쪽에 같은 모양의 집을 하나 더 짓기로 했다. 대신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외부 마감재를 달리하겠다는 거였다.

새 주택은 콘크리트 대신 목재로 마감했다. 바닥재로는 폴로니아 오동나무를 썼다. 이밖에 계단 대신 엘리베이터를 설치한 것도 다른 점이다.

"바다를 향해 문이 열리는 유사한 구조와 거의 같은 크기로 짓지만, 콘크리트와는 대조적인 재료인 목재를 사용했습니다. 두 건물의 건축물과 장소의 연결성을 강화하려는 거였죠."

4X4주택은 안도 다다오의 건축 철학이 잘 드러난 대표적인 작품이다. 좁은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효율적인 공간 구성과 자연과의 조화를 통해 쾌적하고 아름다운 주거 공간을 창조해냈다. 이 집은 크고 넓고 많은 것을 가진 집만이 행복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밤에 본 4X4 주택. 낮에 본 모습과는 다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tadao and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