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스경제=전시현 기자 |같은 생활권인 경기 수원시와 화성시 주민이 체감하는 지역화폐 혜택이 최대 2배 이상 벌어지는 등 거주지에 따른 '복지 격차'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는 지자체별 재정 체력과 소비 진작을 위한 정책적 판단에 따라 구매 상한액과 인센티브 요율이 제각각 운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역화폐가 단순한 결제 수단을 넘어 지자체의 재정 능력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로 작용하면서 이 같은 지역별 편차는 불가피한 현실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행정안전부와 경기도의 지침 변화는 이러한 격차를 더욱 가속화하는 기폭제가 됐다. 행안부는 평시 구매 한도를 70만원 이하로 권고하면서도 명절이나 재난 상황 등 특수기에는 최대 200만원까지 허용하는 등 유연성을 확대했다.
경기도는 지난 11월 운영지침 개정을 통해 시·군의 자율권을 대폭 확대하며 구매 한도 상한을 20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중앙정부가 획일적인 기준을 강제하는 대신각 기초지자체가 처한 경제 여건에 따라 수도꼭지를 조이거나 풀 수 있도록 확실한 '재량권'을 열어준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남부권의 경우 하나의 생활권임에도 행정 구역에 따라 혜택의 '급(級)'이 나뉘고 있다. 화성시는 가장 공격적인 부양책을 펼치고 있다. 화성시는 상시 10% 인센티브를 기본으로 하되설 명절 등 이벤트 기간에는 20% 인센티브에 캐시백까지 더해 총 30%라는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한다. 월 구매 한도 역시 100만원으로 설정해시민들은 월 최대 10만원 이상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오산시 또한 우수 지자체 선정에 따른 국비 확보를 바탕으로 12월 이벤트 기간 동안 5% 추가 혜택을 제공하고이러한 기조를 2026년 3월까지 연장하며 소비 불씨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오산시 세교동에 거주하는 주부 박선미(가명)씨는 "고물가 시대에 상시 10% 할인은 가뭄의 단비 같다"며 "혜택이 내년까지 이어진다니 장보기뿐만 아니라 아이 학원비 결제에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반색했다.
반면 인구 120만명의 수부 도시인 수원시는 사정이 다르다. 수원시는 1월과 10월 등 특정 시기에 인센티브를 20%로 확대하지만월 구매 한도는 50만원에 묶여 있다. 화성시민이 최대 100만원 한도 내에서 30%에 달하는 혜택을 누릴 때수원시민은 50만원 한도 내에서 제한적인 혜택에 만족해야 하는 셈이다.
수원 영통구에서 화성시로 출근하는 직장인 이은영(가명)씨는 "생활권은 같은데 주소지에 따라 연간 혜택 가능 금액이 수십만 원이나 차이가 난다"며 "상대적으로 박탈감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재정 자립도 역시 운영 방식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다. 서울 강남구의 사례는 '부자 구(區)'의 역설을 보여준다. 강남구는 재정 여력이 충분함에도 경기권 지자체와 달리 직접적인 할인 대신 5% 페이백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평시 구매 한도 또한 월 20만원(이벤트 시 50만원)으로 낮게 설정했다.
직장인 정근수(가명)씨는 "강남 물가를 고려하면 월 20만원 한도는 '언 발에 오줌 누기' 수준"이라며 "즉시 할인이 되는 경기도와 달리 나중에 돌려받는 페이백 방식이라 체감 혜택이 크지 않다"고 털어놨다. 이는 지역 내 자연 소비가 이미 활발한 만큼굳이 고액의 예산을 투입해 인위적인 부양을 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전문가들은 '최대 200만원'이나 '30% 혜택'이라는 숫자만 보고 무조건적인 혜택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조세재정연구원 관계자는 "지역화폐는 모든 국민에게 동일한 금액을 지급하는 복지 수당이 아니라소상공인 매출 증대를 위한 경제 정책"이라며 "아무리 한도와 인센티브가 상향되었더라도 지자체의 예산이 소진되면 할인 혜택은 조기에 종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행정안전부와 각 지자체는 수시로 변동되는 정책으로 인한 이용자 혼선을 줄이기 위해 실시간 정보 확인을 당부하고 있다. 지자체 관계자는 "최신 구매 한도와 인센티브율, 예산 소진 현황은 '경기지역화폐'나 '서울페이+' 등 공식 앱(App)이나 지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게 가장 정확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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