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스경제=임준혁 기자 |경동나비엔과 함께 국내 보일러 시장의 양대 산맥으로 성장해 온귀뚜라미가 10여년 전부터 기존 보일러 본업에서 벗어나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본업인보일러 사업의 '체질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귀뚜라미는 지난 2019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이후 '보일러'라는 본업에서 탈피해 사업 다각화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2024년 귀뚜라미그룹의 전체 매출 1조7800억원 가운데 70%가 보일러 외 사업에서 나온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귀뚜라미그룹의 사업 부문은 ▲난방(귀뚜라미(보일러)·나노켐) ▲냉방(귀뚜라미범양냉방·센추리·신성엔지니어링 등) ▲에너지(귀뚜라미에너지·귀뚜라미홈시스) ▲레저·외식·미디어(한탄강 컨트리클럽·인서울27골프클럽·닥터로빈·TBC 대구방송) 등 4가지로 나뉜다.
이 중 냉방 계열사가 그룹 전체 매출의 40% 이상을 담당하며 에너지 계열사도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지주사인 귀뚜라미홀딩스 피투자회사의 실적이 양극화돼 있다는 데서 출발한다.
3일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귀뚜라미홀딩스 피투자회사의 요약재무정보를 분석한 결과 귀뚜라미와 나노켐, 귀뚜라미홈시스, 귀뚜라미범양냉방, 한탄강 컨트리 클럽(귀뚜라미랜드) 등 9개 사의 2023~2024년 내부거래 정산 전 매출 합산액은 2조222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난방사업 부문 나노켐의 2023~204년 합산 매출은 1199억원, 이익률은 1.18%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귀뚜라미는 합산 매출 6633억원, 이익률은 3.46%로 집계됐다.
반면 냉방사업 부문인 귀꾸라미범양냉방의 최근 2년간 합산 매출은 4719억원으로 귀뚜라미보다 적지만 이익률은 8.63%로 귀뚜라미의 2.5배에 이른다. 신성엔지니어링도 최근 2년간 매출 합산액이 4417억원, 이익률 4.32%로 나타나 같은 기간 귀뚜라미의 이익률을 상회했다. 에너지 부문 귀뚜라미홈시스는 최근 2년간 매출 합산액이 14억원에 불과하지만 이익률은 무려 144.94%에 달한다. 레저 부문인 귀뚜라미랜드는 384억의 합산 매출에 45.58%의 높은 이익률을 기록했다.
귀뚜라미가 본업인 보일러에서의 매출 비중 축소 및 경쟁력 약화 현상은 손익 중심의 동종업계 비교 분석을 통해서도 잘 드러난다.
경동나비엔과 귀뚜라미(보일러 부문), 린나이코리아, 대성쎌틱 등 국내 보일러 제조사 4곳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경동나비엔이 1조2469억원으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2위인 귀뚜라미는 작년 매출이 3225억원으로 1위와 큰 격차를 보였다. 린나이코리아가 2869억원으로 3위, 대성쎌틱이 1300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경동나비엔은 고효율·친환경 콘덴싱 기술 등으로 지난해 매출총이익률이 35.4%를 기록하며 동종업계 내 유일하게 30%대 중반을 달렸지만 귀뚜라미는 22.9%에 머물러 업계 중간 수준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경동나비엔이 1493억원(영업이익률 12%)을 기록했다. 귀뚜라미는 오히려 45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1.4%의 영업이익률을 냈다.
2024년 양사의 순이익을 비교하면 격차는 더욱 심해진다. 경동나비엔은 작년 1357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귀뚜라미는 214억원으로 집계됐지만 순이익에 포함된 보험료 수익 338억원을 제외하면 오히려 12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린나이는 91억원의 순이익, 대성쎌틱은 65억원의 순손실을 본 것을 감안하면 귀뚜라미는 업계 최하위권의 순이익 수준을 나타냈다.
재무 전문가는 "손익계산서 분석 결과 경동나비엔은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모든 지표에서 압도적 1위로 나타났다"면서 "경동나비엔의 기술경쟁력이 시장 전체를 선도하고 있으며 고효율 제품 중심의 라인업으로 수익성도 우수하다"고 말했다.
이어 "귀뚜라미는 매출은 중견 규모이나 매출총이익률이 경동나비엔과 견줬을 때 낮고 영업이익률이 마이너스"라며 "원가율과 판관비, A/S 비용 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매출에 비해 이익 창출력이 취약한 귀뚜라미의 본업 부진은 기술력의 차이가 원가·수익성 격차와 직결된다는 업계의 평가 잣대가 그대로 적용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 중심의 성장 전략을 추진해 온 경동나비엔은 콘덴싱 보일러와 고효율·친환경 제품 기술에서 국내 1위이며 이는 글로벌 시장으로의 확장에도 순기능으로 작용한다"면서 "사물인터넷(IoT) 연동·에너지 절감 기술을 업계 최초로 적용했다고 봐도 무방하며 고효율 특허나 안전 기술, 배기가스 재활용 기술 등 기술 포트폴리오의 폭도 넓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귀뚜라미는 콘덴싱 기술·효율 개선 기술은 있지만 경동나비엔 대비 시장 리더십이 약하다"며 "신기술 적용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고 해외 인증·해외 전용 모델 개발 역량도 미약하다"며객관적으로 귀뚜라미가 전통 난방기기 중심 포트폴리오에 기술 고도화 속도가 경쟁사를 따라가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이같은 기술 격차는 두 회사의 원가구조에 그대로 반영된다는 분석이다. 양사의 공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귀뚜라미의 매출원가율은 77%대로 경동나비엔보다 13% 정도 높은 수준이다.
반대로 매출총이익률(GPM)은 경동나비엔이 35.4%, 귀뚜라미가 22.9%로 12.5%포인트의 격차가 발생한다. 이 같은 차이는 기술과 제품믹스 효율에서 비롯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원가구조의 차이와 연동되는 영업이익률 격차는 앞서 비교했듯이 여전히 뚜렷하다. 심지어 지난해 순이익률만 해도 경동나비엔은 10.9%로 두 자릿수를 기록한 반면 귀뚜라미는 6.6%에 머물렀다. 이마져도 과거 화재로 지급된 보험료 수익 338억원을 빼면 순이익률은 3.8%로 내려간다.
업계 관계자는 "귀뚜라미는 브랜드, A/S센터 운영, 인건비, 배송·시공조직, 수선 충당금 등 판관비 비중이 경동나비엔보다 높아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가 급격히 낮아지는 구조로 보인다"며 "귀뚜라미의 핵심 리스크는 '판관비·내수 중심 구조', 즉 영업비 부담이라고" 말했다.
경동나비엔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3년 기준 약 10% 이상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귀뚜라미의 3년 평균 영업이익은 약 45억원 수준으로 극히 미미하다. 두 기업의 재무 건전성과 성장 동력에 명백한 차이가 나타나는 것은 분명하다.






















